diary2010. 12. 31. 15:15



얼마 전 우리 아이들 크리스마스 콘서트때 원장님께서 2010년은 '다사다난'한 해였던 것 같다고 하시더라.
확실히 올해는 나에게 새로운, 험난한 해였다.

1월 1일이 되는 순간 하버브리지 밑에서 빌던 소원, 한국에 돌아 올 준비를 하던 시간, 공항에서 쏟던 눈물,
불안하던 진로, 쌓여있던 불만, 믿을 수 없던 이별, 가정의 불화,
어려운 직장생활, 학업의 병행으로 지쳐가는 몸, 누적되는 스트레스, 맞지 않는 직장동료,
끊임없는 헤어짐, 지워지지 않는 기억.
뒤돌아보면 내 생에 가장 열심히 살았고, 가장 많이 울었던 한해였다.

서태지는 자신이 걷는 길이 아무도 간적 없는 가시밭길이라도 그 길을 가겠다고 하고,
하일권은 아스팔트 길을 뛰는 아이의 불행함을 이야기 하는데,
내가 걷는 이 길은 바싹 마른 건조한 사막같은 길이다.
숨쉬는 것도 버거워서 쉬고 싶어도 눈물마저 말려버리는 햇볕을 피하기 위해 그늘을 찾아 쉴새 없이 걸었다.

여러번 갈림길에 서야했고, 매번 선택을 해야했고, 많은 포기도 해야했지만 뒤돌아보지 않는 척 살려 애썼다.
열심히 결승선을 향해 달리면 된다고, 좀더 먼 미래를 바라보면서 내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거라고
자존감이 떨어지고 마음이 걸레가 되고, 몸이 아프고, 사랑이 가슴을 찢어놓아도
모르는 척 더 어른이 되어 보자고 참으며 하루하루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상처가 경험이 되고 아픔이 경력이 되며 고단함이 자격증이 되어 내 손안에 되돌아왔을때 마냥 좋을줄 알았는데.
희열과 성취감도 잠시 더 큰 벽을 넘어야 한다는 불안함과 두려움,
Next step을 향한 욕심과 지친 마음이 또 나를 붙잡더라.


그래도 이 모든 것을 잊고 하루를 살게 해 준 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이라면 치를 떨던 내가, 내 12명 애들을 못 본다는 이유로 주말이, 휴가가 아쉬워지다니,
세상 오래살고 볼일이지.


얘들아, 나는 절대 너희를 단 한명도 단 한순간도 잊을 수 없을꺼야.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내 2010년은 너희들 덕분에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

고마워, 마음을 열어줘서. 있는 그대로 사랑해줘서.
남은 2달, 2011년에도 잘 부탁해.
선생님은 정말 너희를 사랑한단다.







Posted by 배찌양
diary2010. 12. 25. 08:54


 


작년 오늘,
재작년 오늘,
수년 전 오늘.



왜 올해는 이렇게 크리스마스가 아무 의미 없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래서 좋다.




마음 껏 아파도 되고,
밤새 안 놀아도 되고,
술도 안마셔도 되고.






노래는, 그냥

얼마 전 그사세를 보다가 마음이 아릿.


Posted by 배찌양
diary2010. 12. 19. 14:02




1.

새벽에, 갑자기 전화해서,
나와, 바다가자.
라고 말해서,
갑자기 바다를 가서
바다만 보고
그렇게 신나게 사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못할것도 없지만, 같이 갈 사람이 없어. 하하
이상하게도 나는 갈수록 건전해진다.


나이 먹는건가?


2.

그날 밤, 12시 난 올해 최고로 행복했던 것 같아.
아마 절대로 잊지 못할꺼야.
아마 절대 다시 오지도 않겠지만.



3.

더 예뻐지고 싶어요.



4.



어려워

몰라,






Posted by 배찌양
카테고리 없음2010. 12. 18. 10:52




1.

대학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젠 나도 석사? 하하

그래도 나의 모교는 연대



2.

아오, 나 진짜 멍청하고 융통성 없는 사람 싫은데,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새로 온 파트너가 내 속을 뒤집어 놓는다.
 
얘들아 너넨 참 좋겠다,

선생님은 속이 터져서 기절할것만 같은데.

살려줘, 제발좀. 너때문에 내 일이 다른 사람보다 세배는 많잖아!!!!!! -_-!!


3.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뭘하지,

파티도 물 건너갔는데.

장바구니에 신나게 아이들 선물을 담았더니,

내 월급이 얼마였는지 까먹고 말았어.

누가 보면 한달에 천만원씩 버는줄 알겠네.



4.

크리스마스도 그렇고, 휴가도 일주일이나 있는데,

아무 계획도 없고, 의욕도 없고,




아, 겨울바다 보고싶다.











Posted by 배찌양
diary2010. 11. 7. 19:17

1.

죽을 고비를 넘기는 것 같은 기분으로 하루 일년 365일을 버텨내는데,
더더더더 어른이 되어간다.
그래도 난 더 순수하고 재미나고 신나게 살고 싶다.

못되 쳐먹었다는 말만 듣고 살았는데,

어른들은 나보고 너무 착하다고 난리다. 하하하


2.

한 열시간쯤 쉬지 않고 술을 먹어주어야,
아, 이제 좀 놀았구나 싶지. 하하


3.

퇴사를 결정했었지만, 11명분의 순수한 사랑과 22명분의 격려로 남게 되었다.
태클이 들어와도 요리조리 피하고 의연하게 대처해서 더 멋지게 살아볼테다!
지성이오빠는 맨유에서 미친듯이 골 넣던데, 나도 맨유나 들어갈껄 으하하.


4.

나의 2010년이 너무 기구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름. (원래도 모름)
6일에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숨졌다는데 멍하니 있다가, 오늘 몇일인가 한참 생각했네...
아아, 밴드한다고 한참 돌아다닐때 옆 연습실에서 절룩거리네가 들려올때 깜놀! 했었는데,
웬 도토리 파장으로 시끌시끌..
그냥 나는 이 사람 노래가 좋았는데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배찌양